2015년 9월 24일 목요일

사토리얼리스트 X l 사토리얼리스트

사토리얼리스트 X - 10점
스콧 슈만 지음, 박상미 옮김/윌북

스콧은 그냥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포착한다.
그는 단순한 사진작가가 아니다. 이 세대의 감성을 담아내는 역사가다.
-카니예 웨스트-

“당신은 틀리지 않았다. 당신이 곧 스타일이다.”

스콧 슈만, 사토리얼리스트를 완성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트리트 포토그래퍼 스콧 슈만이 돌아왔다, 세 번째 포토에세이 <사토리얼리스트 X>와 함께. 2015년 가을 미국, 영국, 일본 그리고 한국이 동시에 출간한 ‘사토리얼리스트’ 시리즈의 최종편이자 지금껏 그가 찍어온 ‘보통 사람들의 진짜 스타일’ 사진의 완성판이다. 
그는 뉴욕, 파리, 런던, 밀라노 같은 패션 대도시뿐 아니라 마라케시, 쿠스코, 방콕, 바리, 요하네스버그, 조드푸르, 발리, 리마, 뭄바이, 두바이, 로마, 키예프, 바라나시, 부탄처럼 지금껏 패션 분야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낯선 세상의 새로운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밀라노 못지않은 ‘완벽한 사토리얼리스트’를 찾아냈다. 그의 사진의 특징은 스타일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명품 브랜드를 걸친 유명인이나 패션쇼 무대 위의 모델이나 늘씬한 젊은이들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가 기꺼이 모델로 선별한 이들은 짐꾼, 공사장 인부, 산골 시장의 아낙네 등 다양하지만, 하나같이 스타일리시하고 당당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는 그 사람의 아이텐티티를 찍기 때문이다. 
2005년 처음 사토리얼리스트로 이름을 알린 이래 스콧 슈만의 사진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였다. 그의 통찰력 넘치는 글과 함께 <사토리얼리스트 X>에 소개된 400여 명의 동시대 사토리얼리스트들의 모습은 패션이라기보다 예술에 가깝다. 흔한 패션 피플이 아니라 ‘진짜 스타일’을 포착할 줄 아는 예리한 감각의 결과물이다. 이 책을 통해 그는 말한다. ‘유행하는 스타일을 따른다고? 아니, 당신이 곧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당신은 틀리지 않았다. 당신이 곧 스타일이다


스타일에는 힘이 있다. 스타일은 그것을 소유한 사람의 시그니처가 된다. 스티브 잡스의 검은 터틀넥, 마크 주커버그의 회색 티셔츠,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무채색 옷 등을 떠올려보면 대번에 이해될 것이다. 물론 스티브 잡스의 청바지가 촌스럽다거나 마크 주커버그의 티셔츠가 지겹다는 호사가들의 입방아는 끊임없지만, 그럼에도 검은 터틀넥이라고 하면 잡스룩이라 불릴 만큼 그들이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구축했다는 데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유명인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세련되고 감각적인 스타일을 뽐내는 요즘, 이를 포착하려는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들 수는 나날이 늘고 있다. 스콧 슈만은 그 많은 스트리트 포토그래퍼 중에서도 초창기에 시작한 선두주자다. 그가 사토리얼리스트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지 벌써 10년이 되었다. 그런 그가 지금까지도 여전히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하나다. 그는 철저하게 스타일 트렌드나 패션 팁이 아닌, 입은 사람의 아이덴티티에 주목하는 작업 정신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2005년 동명의 블로그를 시작한 이래로 그는 지난 10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5시간 이상 길 위에 서는 일을 반복해왔다. 코가 떨어져 나갈 만큼 추운 겨울이나 땀이 물 흐르듯 하는 여름이라도 상관없이 몇 시간이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고심하여 피사체를 선별한다. 그리고 인종, 연령, 문화, 학력, 소득 수준이 모두 제각기 다양하더라도 그들을 하나로 관통하는 공통분모인 자기표현으로서의 패션 감각을 포착하면 주저 없이 카메라에 담는다.

그의 책 <사토리얼리스트 X>는 스타일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직관적인 대답이다. 이탈리아에서 만난 장신구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노부인부터 엄청난 강도의 노동을 하면서도 두건 색과 하의의 밑단 색깔을 근사하게 맞춰 입는 인도의 짐꾼까지, 피사체의 옷차림만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 옷에 대한 가치관, 그들의 내밀한 이야기까지 전달한다. 피사체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안목의 힘, 세련된 유머 감각, 날선 도전 정신. 이 책에서 느낄 수 있는 스콧 슈만만의 미덕이다. 소설가 김중혁의 말처럼 패션에 대한 본보기가 거의 없는 요즘 시대에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은 그저 행운이라고밖에. 완성형 사토리얼리스트를 보고 싶은가? 이 책을 보라. 스타일에 대한 답이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