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28일 수요일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 10점
김하나 지음/김영사

카피라이터 김하나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위한 1g의 교양 사전
<네이버-세상의 모든 지식><SK텔레콤-현대생활백서><SK텔레콤-사람을 향합니다><현대 카드>등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으로 광고계를 흔드는 카피라이터 김하나. 수많은 히트 광고에 카피를 올린 그녀가 아이디어의 원천을 얻는 방식을 훔쳐볼 수 있는 책이다. 문학, 음악, 미술, 정치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촌철살인의 문장 뒤에는 다양한 생각의 도구들이 숨어 있어 읽는 즐거움은 물론 활용하고 싶다는 의지마저 자극한다. 굳어진 사고의 패턴, 프레임에 갇힌 두뇌의 흐름을 깨는 지식의 신선한 조합이 가득 담겨있다.

[출판사 리뷰]

삶에 아이디어가 필요한 순간,
우선 농담부터 시작할까요?


농담처럼 시시하게 * 깃털처럼 가볍게 * 자전거처럼 신나게

이 책의 키워드
# 얕은 지식 # 1g의 교양 # 지*지식*지혜 # 박웅현이 사랑한 그녀 # 아이디어를 위한 교양 사전# 잡학다식 # 아는 것들의 연결 # 유연성 # 천재적 카피라이터 # 영감을 주는 사람 # 제일 바쁜 광고쟁이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위한 1g의 교양 사전

“도함아, 어제 본 바다가 좋아, 오늘 본 바다가 좋아?”
“음…… 내일?”

우리는 살면서 무수히 많은 질문을 하거나 또 그에 답해왔고 그 때문에 우리에게는 일종의 패턴이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아직 그런 패턴이 형성되기 전인 어린아이의 순진한 대답은 어른의 패턴을 순식간에 교란시키기 때문에 사랑스럽다. 머릿속의 굳어진 프레임이 툭 깨지면서 쾌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카피라이터 김하나가 출간한 이 책에는 굳어진 사고의 패턴, 프레임에 갇힌 두뇌의 흐름을 깨는 지식의 신선한 조합이 잔뜩 담겨있다. 내로라하는 히트 광고에 카피를 올리며 이름을 떨친 저자가 아이디어 탄생을 위해 쌓아 올린 지식의 조합, 농담처럼 시시하지만 지적인 이야기를 모아 책으로 펴냈다.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직업인 저자는 섬세하게 일상을 바라보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조합하며 생각의 씨앗들을 만들어간다. 피식 웃음이 나는 농담부터 필요 이상으로 진지해서 당황스러운 고민까지 등 캐치볼처럼 가볍게 툭툭 던진 지식의 조각들은 나름의 리듬을 만들어내며 꽤 신선한 결론에 도달한다.
또 하나 인상적인 점. 저자가 일상에서 건져 올린 촌철살인의 문장들 뒤에는 배제하기.손상하기.취하기.의심하기.순서와 온도, 재료 바꾸기 등 다양한 생각의 도구들이 몸을 숨기고 있다. 예를 들어 용도변경의 아이디어는 이런 식이다.

동화책 《위니 더 푸Winnie The Pooh》에서 곰돌이 푸는 이웃인 래빗의 집에 놀러 갔다가 봉변을 겪는다. 들어갈 땐 잘 들어갔는데, 꿀과 연유를 잔뜩 얻어먹고는 토끼 굴 입구로 도로 기어 나오다 배가 끼여 버린 것이다. 푸가 일주일 동안이나 오도가도 못하고 끼여 있는 동안 래빗은 조심스럽게 제안한다. “당신은 지금 우리 집 공간을 상당히 차지하고 있어서…… 그러니까 당신 뒷다리를 수건걸이로 써도 괜찮겠어요? 내 말은 당신 뒷다리가 그냥 거기에, 쓸모없이, 뻗쳐 있기만 하니까…….” 그래서 푸의 뒷다리는 용도 변경되어 래빗의 수건걸이로 유용 하게 쓰인다.

이외에도 ‘근사한 아이디어에는 슬쩍 묻어가자’ ‘이길 수 없을 바에는 정신 승리를 연습하자’ ‘시대착오적인 것을 찾아보자’ 등 일에서나 일상에서 쓸 만한 방법들이 쏠쏠하다. 덕분에 읽는 즐거움에 더해 뭔가 활용해볼까 하는 의지마저 자극한다.
짧게 끊어지는 문장에는 힘이 있다. 음악, 미술, 정치, 사회 등 지식의 스펙트럼도 넓다. 다양한 소재를 종횡무진하면서도 결론을 향하는 논리는 강력해서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저자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는 서툴지만 묘하게 웃음을 자아내며 보는 맛을 더한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은근한 영감과 1g 정도의 교양이 남는 거 같다. 운이 좋다면 ‘창의성’이라는 것도 얻을 수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라도 이렇게 쓸 수 있을 것 같은가?”

“그녀에게 뭔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그녀에게 뭔가를 배운다는 것과 동의어였다.”
박웅현이 사랑한 그녀, 천재적 카피라이터 김하나. <SK텔레콤-현대생활백서><네이버-세상의 모든 지식><SK텔레콤-사람을 향합니다> <현대카드> <아디다스> 등 마음을 움직이는 카피로 광고계를 뒤흔든 그녀는 현재 <tvN>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숨37> 브랜딩한 BB&TT의 공동 대표이다. 반짝이는 광고 카피로 이름을 알린 그녀가 아이디어의 원천을 얻는 방식을 훔쳐볼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 문학, 음악, 미술, 정치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지식을 연결하고 새롭게 조합하는 이 책은 섬세하게 일상을 바라본 사람만이 비로소 천재적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하나는 서문에서 “지식은 자칫 지혜로 이어지는 통로를 가로막는 벽이 되곤 한다. 그것이 지식의 저주다. 지식과 지혜는 트랙이 좀 다른데, 그 다른 궤도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태도가 유연성이다. 끝없이 새로움에 열려 있고, 자기가 아는 지식을 계속해서 수정할 수 있는 유연성을 잃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지혜로운 사람이 될 확률이 높다.”라고 말하며 이 책의 정체성을 소개했다.
저자가 진짜로 하고 싶은 얘기는 책에 실린 글자와 문장보다 그 행간에 담겨 있다. 지드래곤의 광고와 소설 <아웃 오브 아프리카>가 어떻게 같은 주제로 묶일 수 있으며, 티셔츠를 정리하는 방법과 프랑스 혁명이 어떻게 꿰어질 수 있는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여러 가지를 연결하며 지식의 유연성과 가능성을 말한다. 파블로 네루다의 시로 시작해 영화 <박하사탕>을 지나 홍차를 만드는 방법으로 끝을 맺는 등 모든 꼭지마다 어울리지 않는 지식들이 이리저리 퍼즐처럼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너무나 자연스럽게 결론에 이르러 결국 ‘아!’ 하고 무릎을 치게 만든다. 내 안의 무언가를 깨뜨리는 쾌감이 느껴진다.
알라딘 전 편집장이자 뛰어난 문장의 번역가 김명남은 그녀의 글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 사람이 가령 연고 설명서를 쓴대도 재미있게 읽겠다. 내용을 불문하고 글맛이 아주 그만이고, 무엇을 소재로 삼아도 산뜻한 시선을 보여주리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거기에 얕은 지식까지 더해 삼위일체를 이루었으니, 무라카미 하루키라도 연고 설명서를 그렇게 쓸 수 있을 것 같은가?”

새로움은 끝이 없고, 낯선 것은 재미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환기하는 책이다. 우리 삶 곳곳의 숨어있는 지적 재미를 찾아 그녀가 연결해놓은 얕은 지식을 따라가 보자. 지루했던 일상에 은근한 영감과 1g의 교양이 더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