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그녀는 한 남자의 데이트 제안을 받는다. 그는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젊은 상사였고, 결혼한지 6개월도 되지 않은 신혼이었으며, 아내는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다. 또 다른 그녀는 눈여겨본 상대에게 러브메세지를 남겼지만, 얼마 후 그가 신혼생활을 하고 있는 남자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그 이후 그에게서 만나자는 메세지를 받는다. 여자가 20대 중반을 넘기고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하고나면, 알고 싶지 않은 사회의 모퉁이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이 경우도 그렇다. 나의 치마 뒤쪽을 스치는 30초반대 신혼남성들의 시선을 구두로 찍어내려야 할 때도 많다.
그들은 한 여자로부터 오래동안 기들어진? 남성들이다. 여자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아는지. 너무나 잘 아는 경력자들이다. 그래서 꽤 많은 미혼의 여성들의 그들에게 홀리기도 한다. 하지만 곧 알게 된다. 그들의 배려와 그들의 조건, 그들의 마음은 그만의 것이 아니라 그와 그녀의 한 여자의 것이라는 것을.
신혼생활에 막접어든 남성들이 이 경우처럼 새로운 여자에게 이끌리는 이유는 뭘까. 사랑하지 않은 여성과 결혼해서? 여자로서 매력이 없어져서? 가족 구성원이 되니 마음이 놓여서? 새로운 정복을 원해서? 설렘이 필요해서? 아마 이 모든 이유 였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전에, 그들에게 '결혼'은 어떤 의미인지 묻고 싶다. 그내들을 한 곳에 불러 모아 토론하는 장면을 가만히 바라보고 싶다. 그들에게 어떤 마음이 텅 비어있는지.
무방비상태에서 많은 여성들이 피해를 본다. 배신을 당하는 여자도, 홀림을 당하는 여자도, 한 남자의 정체성 안에서 이리 저리 헤맨다. 배신을 당하지 않으려고 애쓸 필요없다. 여자로서의 매력이 없어졌다고 나이가 들어가는 당신을 떠나는 남자면, 당신을 그저 '여자'로 본것이다. '사랑하는 상대'가 아니라. 이기적인 정체성에 대꾸를 해주다 보면 세상은 참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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