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24일 목요일

오늘도 개저녀기는 성균관에 간다

오늘도 개저녀기는 성균관에 간다 - 10점
최영희 지음, 유설화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푸른숲주니어
초등 3~4학년을 위한 새 역사 동화 시리즈
‘똑똑! 역사 동화’제1탄!

천재(?) 유생과 업둥이(!) 직동이 만나 펼치는 파란만장 성균관 이야기!
하는 일과 위치가 다른 두 사람이 좌충우돌하며 서로의 세상을 배워 간다.

생각의 문을 두드리는‘똑똑! 역사 동화’가 왔다!

푸른숲주니어에서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새 역사 동화 시리즈 ‘똑똑! 역사 동화’를 선보인다. 초등학교 3~4학년은 아직 학교에서 역사를 본격적으로 접하지 않아 ‘우리 역사’에 대한 개념이나 인식이 제대로 자리 잡기 전이다.
요즘 들어 학교 현장에서는 ‘세계 시민 교육’이 부쩍 강조되고 있다. ‘똑똑! 역사 동화’는 우리 아이들이 ‘세계 시민’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역사에 대한 인식이 올바르게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데서 출발한다.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사회 교과서에서 역사를 맞닥뜨리기 전에, 우리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인물이나 사건을 미리 만나게 함으로써 역사를 보는, 다시 말해 ‘역사를 읽어 내는 눈’을 틔워 주려는 것이다.
《오늘도 개저녀기는 성균관에 간다》는 그 첫 번째 책이다. 그동안 개성 있는 캐릭터의 창조와 재기 넘치는 에피소드의 절묘한 조합으로 어린이 독자들에게 사랑받아 온 최영희 작가가, 이번에는 성균관의 범생이 유생과 새내기 직동 개저녀기에게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똑똑! 역사 동화’는 《오늘도 개저녀기는 성균관에 간다》를 시작으로 《조광조와 나뭇잎 글씨》(김영주 글), 《검은별이 떴다》(가제, 신은경 글), 《의녀 소은》(가제, 양지안 글), 《연등을 든 아이》(가제, 홍기운 글) 외 후속 권을 부지런히 준비하고 있다.
이렇듯 ‘똑똑! 역사 동화’는 역사 동화를 처음 만나는 어린이들을 위해 기획된 시리즈로 우리 역사 속에서 의미 있는 인물과 사건을 속속들이 길어 내어 어린이들의 머릿속 ‘생각의 문’을 똑똑 두드려 줄 것이다.

조선의 인재를 길러 낸 성균관,
그곳을 살아 숨 쉬게 만든 사람들을 만나다!

조선 최고의 국립대학이라 할 수 있는 성균관과 그 주변의 마을인 반촌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주인공 개저녀기는 개 저녁밥 줄 때 태어났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네 살 때 어미가 죽고 그대로 버려져서 반촌 사람인 덕쇠가 데려다 기른 아이다. 다른 사람들이 들어와 사는 것을 극도로 꺼렸던 반촌 사람들은 아이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개저녀기를 반촌 밖으로 내쫓아야 한다고 말한다. 반촌에서는 하찮은 대접을 받는 개저녀기지만 기죽는 법 없이 늘 씩씩하다.
반촌과 성균관을 오가며 잔심부름만 하던 개저녀기에게도 드디어 유생을 모시는 자리인 직동이 될 기회가 찾아왔다. 그런데 천재라던 신입 유생 성삼문 나리가 좀 이상하다. 자기를 모시는 직동의 얼굴을 못 알아보는 건 예사고, 성균관 생활을 편히 할 수 있는 방법을 귀띔해 줘도 꿈적하지 않는다. 개저녀기는 혹시 바보 유생을 맡은 건 아닐까 의심한다.
헛똑똑이 유생 성삼문과 새내기 직동 개저녀기가 만나 사사건건 부딪히면서도 서로에 대해 조금씩 이해해 가는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작가는 이 책에서 나라의 일꾼이 되기 위해 밤낮없이 공부하는 유생뿐만 아니라, 그 공부를 가르치는 교관, 유생들이 공부에 몰두할 수 있게 뒤에서 돕고 보살피던 일꾼인 직동과 수복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 다양한 성균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새내기 유생 성삼문, 새내기 직동 개저녀기
서로의 세상을 이해하다!

직동은 담당하는 유생이 있어 아침이면 그 유생의 세숫물을 뜨는 일부터 유생들이 수업을 받는 명륜당,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 청소 등 성균관의 각종 허드렛일을 담당했던 성균관의 어린 일꾼들을 말한다. 직동으로 일하다가 16세가 되어 관례를 거치고 나면 직동들을 관리하는 수복이 될 수 있었다. 성균관 유생의 수가 많을 때는 200명도 넘었다고 하니 그들을 일일이 수발해야 하는 직동과 수복의 일도 그만큼 많았을 것이다.
성균관에 막 들어온 신입 유생 성삼문도 자신을 담당하는 신입 직동인 개저녀기와 처음 만나게 된다. 임금의 은혜로 성균관까지 왔다고 생각하는 성삼문은 늘 배우고 익히는 데만 마음을 쏟는 영락없는 선비다. 개저녀기는 막 직동이 된 기쁨에 부풀어 자신이 모시는 유생이 불편한 곳이 없는지 사사건건 살피고 싶은 의욕이 넘친다. 그리고 그런 직동의 마음을 몰라주는 성삼문 나리가 야속하기만 하다.
공부밖에 모르던 성삼문이 나이순으로 들어가는 식당에 들어가지 못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걸 알고 누룽지를 싸서 보낸 개저녀기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되면서 개저녀기를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성삼문 유생을 헛똑똑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자기 직동이 다른 유생에게 이유 없이 맞은 일을 대신 따져 물을 줄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안 개저녀기 또한 성삼문을 좀더 이해하게 된다. 이렇듯 이 책은 하는 일과 위치가 전혀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세상을 이해하고 배워 가는 이야기이다.
작가는 사람들로부터 하찮은 취급을 받았던 주워 온 아이, 개저녀기의 성장에도 주목한다. 주어진 현실이 무거워도 기죽는 법 없고, 할 말은 할 줄 아는 아이가 개저녀기. 성균관을 지키고 돌본다는 직동으로서의 자부심도 큰 아이. 개저녀기는 그런 자신감으로 자기 앞에 놓인 어려움들을 하나둘 극복해 나간다. 그리고 성삼문 유생을 통해 개저녀기라는 이름에는 개 저녁밥 줄 때 뜨는 별인 개밥바라기라는 의미가 담겨 있음을 깨달으면서 자신의 이름을, 그리고 자신을 더욱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된다.